한 줄 요약
제주흑돼지 토종 종자 관리 부터 보급형 (LYD)개량흑돼지 관리과정을 살펴 본다.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선발
천연기념물은 순수계통 번식을 하기 때문에 유전적 특성을 유지해야 한다. 제주흑돼지의 귀는 ‘쫑끗’, 엉덩이는 ‘빈약’해야 자격이 있다. 제주흑돼지의 경우에도 ‘표준체험’과 ‘특성’이 존재한다. 이 기준을 대부분 충족해야 천연기념물이라는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우선 체형이 작고 장방형(長方形)이어야 하고, 걸음걸이(이행)이 좋아야 한다. 배는 처지고 옆구리에 주름이 있어야 한다.
귀 모양은 아래로 쳐지지 않고 곧게 서야 하고, 코는 길고, 턱은 바르고 곧게 뻗어야 한다. 엉덩이는 협소하고 빈약해야 합니다. 체모의 굵기까지 규정돼 있는데, 성축 기준으로 최소 0.2mm 이상이어야 한다고 한다.
성격에 대한 부분도 있는데 성질이 온순하면서도 활기가 있어야 한다. 다만, 이 모든 걸 만족해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수 없는 결격사유도 존재한다.
몸에 검은색 털이 아닌 다른 색 털이 있는 개체, 귀가 늘어진 개체, 코끝이 검은색이 아닌 개체는 아무리 형질이 좋아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수 없다.
제주 행정이 나서서, 제주 토종 흑돼지 암퇘지 4마리와 수퇘지 1마리를 사들여 종 보존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행정에서 구매한 돼지가 화장실 현대화로 천덕꾸러기 신세에 몰린 돼지 들이라고 한다.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지정 심사는, 제주특별자치도 종축 개량 공급위원회 재래가축분과위원회에서 수시로 이뤄진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에선 집집마다 흑돼지를 많이 키웠다. ‘통시’라고 하는, 돌담을 둘러친 변소에 돼지를 길러 ‘똥돼지’라 불렸다. 통시와 똥돼지는 비 위생적이라는 이유로 1980년대 초반 자취를 감췄다.
공룡도 아니고 흑돼지가 무슨 멸종 위기냐고 하겠지만 멸종 될 뻔 했던 건 사실이다. 양돈 산업이 발달하면서 다른 외국산 품종에 비해 체중이 왜소해 경제성이 떠러지기 때문이다. 제주축산진흥원은 1986년 섬 전체를 뒤져 5마리의 재래 흑돼지를 찾아냈다. 번식의 번식을 거듭해 현재 325여 마리까지 늘렸다고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관리 받는 제주흑돼지는 암퇘지 186마리, 수퇘지 139마리 등 325 마리이다. 2015년 3월 제주흑돼지가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었다.
” 양돈농가 입장에서 경제성이 없는 토종 제주흑돼지는 키우지 않는다.
행정에서 종자 보존을 위해 특별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제주 토종 흑돼지는 멸종 했을 것이다.”
김경호 제주축산진흥원 축산진흥과장
오늘 당신이 먹은 제주 흑돼지
제주흑돼지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제주 가서 흑돼지 먹어 봤다고 말 하는 사람도 역시 많다. 과연 진짜 천연기념물 토종 제주흑돼지를 먹었을까? 우리가 식당에서 접할 수 있는 제주 흑돼지는 천연기념물일까?
결론은, ” 아니다” 이다.
당신이 먹어 봤다는 제주흑돼지는 토종이 아닌 보급형 (LYD)개량흑돼지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주흑돼지는, 재래종에 두록이나 버크셔 등 외래종을 교배한 보급형 (LYD)개량흑돼지이다. 재래종 흑돼지 씨가 마르고 개량종이 시장을 장악한 건 오직 경제성 때문이다.
현대에 맞게 개량하고 우수한 품종으로 진화 하는 건 시장원리에 보편 타당한 일이다.
재래종 흑돼지는 보통 110㎏ 정도까지 키워 도축하려면 일반 개량돼지의 두 세배 기간이 걸린다. 갓 태어난 새끼돼지의 마리 수와 몸무게 등 번식력도 눈에 띄게 처진다.
재래 흑돼지의 가치는 크게 두 가지다. 신체구조가 인간과 유사해 의료용, 실험용 으로 부가가치를 낼 수 있고, 독특한 맛도 유명하다.
“스페인 이베리코, 헝가리 망갈리차, 일본 가고시마 흑돼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른 품종과 비교해도
유전적 고유성과 고기 맛 등에서 제주 흑돼지의 상품가치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제주축산진흥원 김대철 축산진흥과장
천연기념물 인 토종 흑돼지 먹을 확률 0.0093%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 관리 규정을 살펴보면, 천연기념물로 지정 관리되는 제주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 내 돈사(보호구역)에서 관리되는 개체에 한 한다.
나이가 들거나 천연기념물 심사에서 탈락하는 등의 이유로, 돈사에서 퇴출되면 천연기념물의 지위를 잃게 될 때 도축된다. 2023년 천연기념물로 관리를 받다가 도축된 돼지는 90 마리 였다.
천연기념물을 섭취하는 행위 등으로 훼손할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흑돼지가 제주도 고유의 특산물
관광객의 수요가 몰 리는 여름 7~8월의 경우 평소 보다 10~20% 더 비싸게 거래된다. 일반적으로 백돼지의 경우 6~7개월 정도 사육 하면 도축하여 판매할 수 있다. 흑돼지를 비슷한 중량까지 키우려면 대략 1년 이상의 사육 기간이 더 필요하다. 당연히 두 배 가까운 사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삼겹살 등 일부 부위만 찾는 국내의 소비 성향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돼지고기도 삼겹살로 소비가 몰리며 가격이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제주도에서는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오겹살이 삼겹살보다 인기가 많다.
제주 흑돼지는 백돼지보다는 거의 두 배, 수입산 돼지 보다는 네 배의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오겹살 외에 목살이나 가브리살, 갈매기살, 항정살과 같은 특수 부위도 너무 맛있다. 돈가스나 탕수육에 사용 되는 등심이나 두루치기에 사용 되는 전지(앞다리 살)는 흑돼지나 백돼지의 가격 차이가 얼마 없으니 메뉴 명과 가격을 혼돈하지 않았으면 한다.
흑돼지의 구분을 쉽게 하기 위해 까만 털을 다 제거하지 않은 경우는 오히려 혐오감을 줄 수도 있다. 제주흑돼지는 바다 생활이 많은 토박이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중요하며, 제주의 생활, 민속, 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혼례나 제사, 상례, 마을 포제 등에서도 중요한 메뉴였다. 명절이 다가오면 고기가 필요한 사람들끼리 모여 돼지를 잡아 나눠 가지는 ‘추렴’을 했다고 한다.
추렴이란? 필요한 고기를 부위별로 나누어 가지는 것으로 내장을 제외한 12부위를 구분하는 것이다. 용도에 따라 나누고 부위별로 여러 가지 형태의 돼지고기 요리법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제주 흑돼지가 비싼 이유
- 사육기간이 길다.
- 새끼를 적게 낳는다.
- 높은 적색도와 불포화지방산으로 맛있다.
- 흑돼지는 지방도 맛있다.
- 자연환경에 강하다.
축산물이력제
축산물이력제는 가축의 출생부터 도축·포장처리·판매까지 정보를 기록·관리를 국가가 진행한다. 위생·안전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력을 추적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한 제도이다. 원산지 허위표시나 둔갑 판매를 방지하고, 소비자는 판매되는 축산물의 정보를 알 수 있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일반식당에서는 축산물이력내역을 반드시 공개 하도록 되어있다. 12자리 숫자로 되어 있는 축산물 정보를 입력 하면 누가 언제 어디서 사육을 했으며, 도축한 날자 와 도축 장소 까지 조회가 가능하다.
개량흑돼지 의 특징
‘제주 개량 흑돼지와 국내에 도입된 주요 돼지 품종의 육질 특성 및 근섬유 특성 비교 ‘ 논문에 따르면, 제주 개량 흑돼지는 육색 이 짙고 마블링 지수가 높아 외관육질이 매우 우수하다. 다가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건강기능성 측면에서 매우좋다.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만나는 제주흑돼지는, 거의 토종 제주흑돼지와 외래종 백돼지를 교배해 만들어진 삼원교잡종 (LYD)개량흑돼지이다. 다른 교잡종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르고, 육 생산량 및 산자수가 높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 양돈농가에선 토종 제주흑돼지를 키우기 어려운 이유는 타산성 때문이다. 1년을 키워도 다른 품종 돼지의 절반 수준이 60~70kg 정도밖에 자라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 개량 흑돼지는, 국내에 보급된 다른 돼지 품종 보다도 체중이 작고 근 내 지방이 적은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pH를 비롯하여 육색, 보수력 및 연도 등 육질 등에서도 우수하다.
삼원교잡종인 LYD 품종 이 비교적 등 지방 두께가 얇고 근내 지방 함량이 높았으며, 보수력 및 육색 등에서도 좋은 품질을 나타나고 있다.

‘제주 개량 흑돼지와 국내에 도입된 주요 돼지 품종의 육질 특성 및 근섬유 특성 비교 ‘ 논문전문
마무리
돼지고기는 ‘허약한 사람을 살찌우고 음기를 보하는 데 좋다’라고 한다.
동의보감
우리 선조들 역시 기운이 허할 때 돼지고기를 먹어 기력을 보충했다.
‘돼지고기는 위장을 부드럽게 하고 체내에 필요한 진액을 보태며 근육을 풍만하게 한다’고 한다.
본초강목
단백질은 물론 9가지의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철분, 아연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불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체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고,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제주도에서 흑돼지와 최고의 궁합은 바로 멜젓이다. 제주산 꽃멸치멜젓과 한라산소주, 마늘, 청양고추 등을 넣어 불판 위에서 지글 지글 끊여 낸다. 끊는 멜젓 국물에 돼지고기를 찍어 먹는 것이 제주흑돼지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식이다.